직장인 13월의 월급 연말정산
# 금융회사에 다녔던 나도 금융상품과 재테크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전에는 잘 알지 못하였습니다. 관심을 갖으며 공부하고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씩 눈을 뜨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금융회사에 다니더라도 다른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본인의 일에만 몰두하는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8년 정도 후배와의 일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직장생활 10년 이상 되었고, 결혼하여 아이 둘이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었으며, 경기도 용인에 아파트도 장만하고 오래된 차를 처분하고 신차를 막 구입한 때였습니다. 둘이 점심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돈과 재테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자네는 재테크는 어떻게 하고 있나?”
“아이들 교육비에 분양 받은 아파트 원리금 갚는데 정신 없습니다. 재테크는 못하고 있어요.”
“그래. 한참 돈 많이 나갈 때니깐. 외벌이로 고생이 많다.”
묵묵하고 성실하게 일만 하는 친구이고 금융 데이터를 잘 관리하는 친구이나, 워낙 보수적인 후배라서 주식이나 코인 뿐 아니라 펀드 같은 투자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친구였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커피 한잔하면서, 재테크에 대한 나의 경험들을 나누었고, 때가 연말을 앞두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연말정산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개인연금이나 IRP는 하고 있지?”
“아뇨. 여유 돈이 없다니까요?”
“그래도 IRP로 연말정산 세액공제도 받고,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개인연금을 받아 노후준비도 해야지, 다른 지출을 줄여서라도 가입하지 그래?”
“저 연말정산 때 많이 환급 받아요. 세액공제 안 받아도 됩니다.” 이런 후배의 말이 어이없었습니다.
“연말정산 때 환급 받더라도, 네가 세금을 안내는게 아니야. 작년 소득금액증명원이나 원천징수영수증을 보면 전년의 너의 소득과 소득세 납부 금액을 알 수 있어.”
라고 설명해주면서, 추가 연말정산 환급분은 선이자 개념으로 받고, IRP 운영으로 이자수익까지 발생하니 아파트 담보대출 이율보다 훨씬 높지 않냐는 설명을 추가로 해주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 돌아오고 나서 한참 후에 그 후배는 전년도 원천징수영수증을 뽑아서 제 방으로 찾아왔습니다.
“IRP 계좌 어떻게 하면 되나요?”
저는 웃으며 증권사나 은행에 계좌를 만들고, 12월 중 한꺼번에 공제 한도 내에서 여유금액을 납입하라고 했습니다.. 보수적인 친구이니 우선은 저축은행의 높은 고정이율 상품을 권유했습니다.
IRP의 상품개요와 장단점
IRP는 개인형 퇴직연금(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으로 근로자가 재직중에 가입 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2012년 7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개정되면서 도입되었습니다. 퇴직금 운용과 관련된 사항은 빼고 연말정산과 관련된 부분만 설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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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형 IRP는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 원하는 금융회사에서 가입하며, 연간 1800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하고 최대 9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합니다. IRP는 연금저축과 합산하여 세액공제 한도가 설정되기 때문에, 개인연금에 연 300만원 납부하고 있다면, IRP는 추가로 600만원 납입하여 최대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IRP의 가장 큰 장점은 세액공제 상품이라는 겁니다.
소득범위를 줄여주는 소득공제가 아니라 세금 자체를 돌려주는 세액공제여서 환급 규모가 큽니다. 세액공제율은 종합소득이 4천5백만원 이하일 경우 16.5%, 4천5백만원 이상일 경우 13,2%입니다. 개인연금 없이 연간 900만원 납입하였다면 최대 148.5만원에서 132만원까지 환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납부하고 연말정산 환급까지의 짧은 시간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익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장점은 복리효과 입니다. IRP 적립금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한 세금은 바로 내지않고, 향후 일시금이나 연금으로 수령할 때까지 이연됩니다. 세금을 떼지 않고 재투자로 인한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장점은 일시금 대신 연금으로 받을 경우 세율이 3.3%~5.5%로 낮아져서 실수령액이 커지는 것입니다.
IPR 상품의 단점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합니다.
첫 번째 단점은, IRP 중도해지 시 그간 받았던 세제해택을 모두 돌려주어야 합니다. 기타 소득세로 16.5%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종합소득 5천5백만원 초과로 13.2%의 세액공제를 받았다면, 더 많은 금액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합니다.
두 번째 단점은, 중도 인출이 만기인 55세 이전까지 어렵습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중도인출이 어렵기에 납입 시 향후 현금흐름을 고려해야 합니다. 중도인출이 가능한 조건은 6개월 이상의 요양 의료비, 개인회생 및 파산선고, 천재지변, 무주택자의 주택구입 및 전세보증이 필요 할 경우에 해당됩니다.
세 번째 단점은, 주식투자는 불가능 합니다. 최소 30%는 안전자산에 투자하여야 하며, 70%까지 투자가 가능한 위험자산에는 주식 외에 ETF, 펀드, 채권투자만 가능합니다.
네 번째 단점은, 일시금으로 수령 시 기타 소득세 16.5%가 발생합니다. 노후대비 연금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상품이기에 연금으로 수령 할 계획으로 가입하여 운영하여야 합니다. 만약 일시금으로 찾을 거라면 퇴직금 외에 추가 납입을 하지 않아야 하며, 연말정산으로 위해 IRP를 납입하다가 일시금으로 찾아야 하는 퇴직금이 발생한 경우, 별도의 계좌를 신규로 개설하여 퇴직금을 수령하여야 합니다.
IRP의 운영 원칙
IRP는 55세 이후 연금을 수령하는 것을 기본으로 설계된 금융상품입니다. 국민연금 등의 공적연금이 65세 즈음부터 받기 때문에, 퇴직과 공적연금 사이의 공백기에 수익을 메꿀 수 있는 유익한 상품입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중도해지 및 일시금 수령 시에 불이익이 발생 할 수 있기에, 이를 운영의 원칙으로 삼아야 합니다. 현재 자신과 가족의 재정상태, 향후 현금흐름(Cashflow)를 정확하게 진단하여야 합니다. 가입 이후에 매월 자유롭게 불입 할 수 있기 때문에 꼭 납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갖지 않으시는게 좋습니다.
20~30대 결혼 전 직장인들은 절약하면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지만, 향후 결혼 및 주택과 자동차 구입자금으로 IRP계좌에 돈이 묶이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공격적으로 주식 및 펀드 등의 투자를 경험 할 필요도 있습니다. 또한, 앞서 제 후배의 예처럼 집을 장만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여유자금이 없을 시기도 있으니, 현금흐름의 판단 및 예측을 통해 노후를 설계 하기길 당부드립니다.
또한, IRP계좌에서 운영하는 상품도 자신의 투자 성향 및 나이에 맞게 하여야 합니다. 주식이나 펀드에 대해서 잘 모르고 원금손실을 감내할 투자 성향이 아니면, 예금자 보호가 가능하게 5천만원 미만의 규모로 잘 아는 저축은행 또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됩니다. 투자 성향이 다소 공격적이라면 채권형 또는 주식형 펀드, ETF 등으로 수익률을 높이는 상품으로 운영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일부 나누어서 다양한 상품에 운영하는 것도 좋습니다.
젊을 경우에는 다소 공격적인 투자상품에, 정년이 가까워 질수록 안전한 상품에 운영하는 것도 좋습니다. 최근에는 은퇴 나이에 맞추어 주식과 채권 등의 상품 비중을 변경하여 운영하는TDF(Target Date Fund)도 많이 가입하고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100세 시대, 연금과 투자에 대한 공부는 필수입니다. 꾸준한 공부를 통해 슬기로운 금융생활 하시고, 행복한 인생을 설계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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